천안지역 정치시계가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천안지역 정치권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파문의 연속이었다.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돌출 사건으로 민주당 일방독주에서 서서히 보수층이 결집하며 깨어나기 시작했다.
3월 들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추문을 시작으로 박수현 민주당 충남도지사의 사퇴와 구본영 천안시장의 구속 등 바람 잘날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특히 견고한 지지층을 기반으로 재선 가도를 달리던 구본영 천안시장의 구속은 비록 3일 만에 적부심을 통해 풀려나긴 했지만 지역은 던진 파장은 적지 않았다.
3인의 주자가 나서 불을 뿜던 천안시장 민주당 후보군에서 구본영 시장은 멀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민주당은 구 시장을 선택했다. 자유한국당의 박상돈 후보와의 경쟁에서 타 후보들에 비해 우위를 점한다는 이유로 검찰 기소 여부와 관계없이 전략공천이라는 카드를 사용했다.
그런가 하면 국회의원 천안 갑 재선거에서도 이규희 후보와 한태선 후보의 난타전이 벌어져 두 후보가 서로 고발하는 사태도 일어났다.
이 후보가 당내경선에서 승리하긴 했지만 ‘상처뿐인 영광’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큰 상처를 입었다. 청렴도가 생명인 정치판에서 그는 청탁과 함께 금전을 수수했다는 폭로로 만신창이가 되었다.
여기에 더해 양승조 국회의원의 민주당 충남도지사 후보 공천으로 인해 발생한 천안병 지역 보궐선거는 천안병을 위한 선택이라기보다는 양 후보의 도지사 선거 득표력을 감안한 밀실공천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양 후보는 현재 구성중인 선거진영의 안정성을 위해 윤일규 순천향대 교수를 천안병 국회의원 후보로 추천한 것. 하지만 양 후보와 함께 경선을 치렀던 참모진이나 측근 인사들이 경선 과정을 거치지 않고 후보를 전략 추천한 것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김종문 도의원은 양 후보의 전략 추천에도 불구, 천안 병 지역 국회의원 후보 공천을 내심 바라고 있다.
이처럼 어지러운 민주당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카운터 파트너인 자유한국당의 지지율도 눈에 띄는 반등을 보이지 않고 있다. 우선 다른 후보들의 공천은 마무리가 되었지만 천안 갑 지역의 국회의원 후보가 결정되지 않은 것이 발목을 잡고 있다.
당초 천안 갑 지역은 이완구 전 총리가 지역구를 옮겨 출마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당 지도부가 대 언론 전략공천이라는 전술로 길환영 전 KBS 사장을 내세웠다.
하지만 길 후보가 예전에 천안에서 보여준 행보에 의문이 일자 전략공천이란 말이 슬그머니 사라졌다. 이런 가운데 청년보수를 기치로 내세운 유진수 중앙당 부대변인의 만만치 않은 추격이 결국 전략공천을 버리고 경선을 택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경선을 앞두고 길 후보의 전력에 대한 비난과 의혹이 더욱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그동안 민주당은 자신들의 치열한 경선과정에 빠져서 인지 길 후보에 대한 공격을 자제했다.
그러나 이제 공격의 화살이 길 후보를 겨냥하고 있다. 이들은 길 후보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며 KBS 사장 해임과 관련된 부분을 파고 들 기세다.
길 후보가 인재 영입으로 전략공천 대상이 되자 박완주 민주당 충남도당위원장은 ‘땡큐’라는 말로 자신감을 보였다. 그만큼 정치 도의와 세월호 사건과 연관된 도덕성을 문제 삼을 전망이다.
밀실공천과 전략공천이라는 말로 대변되는 천안의 정치시계는 시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거꾸로 가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